"지금이라도 자백한 이춘재에게 고맙다"
‘화성 8차 살인 사건’ 범인으로 지목돼 20년 옥살이를 한 윤모(52)씨가 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에 26일 출석했다. 재심(再審)을 준비 중인 그는 자신이 8차 사건 범인이라고 자백한 화성 연쇄살인 사건 유력 용의자 이춘재(56)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오후 1시 30분부터 윤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윤씨는 경찰 출석에 앞서 취재진에게 "이춘재 자백이 없었다면, 당시 사건에 대한 재조사가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자백한 이춘재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윤씨는 1988년 9월 16일 경기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현 화성시 진안동)의 박모(당시 13세)양 집에 침입해, 박양을 기절시킨 뒤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이듬해 7월 검거됐다. 1심에서 무기 징역형을 선고받은 윤씨는 "고문을 당해 허위자백했다"며 항소와 상고를 이어갔다.
그러나 2·3심 재판부 모두 "윤씨 자백의 신빙성이 인정되고, 자백이 고문 강요에 의한 것이라고 할 아무런 자료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결국 1990년 5월 무기징역형이 확정됐다. 윤씨는 복역 중 감형돼 20년 만인 2009년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앞서 지난 4일 이춘재는 "화성 8차 살인 사건도 본인 소행"이라고 진술했다. 이에 윤씨가 주장했던 고문에 의한 허위자백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재심 사건 전문 변호사로 유명한 박준영 변호사가 현재 그의 변호를 맡아 당시 수사기록 등을 살펴보며 재심을 준비하고 있다.
2019-10-26 05:48:57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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