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열린 '쌍용차 해고자 복직' 사회적합의 파기 규탄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상균 전 민노총 위원장이 생각에 잠겨있다. /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
지난 2009년 쌍용자동차 구조조정 때 해고된 이후 9년간 복직투쟁을 벌이다 지난 2018년 복직이 결정됐던 노동자들이 최근 출근을 앞두고 다시 휴직 결정이 내려진 것과 관련해 복직 유예자들이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와 쌍용자동차 범국민대책위원회(쌍용차 범대위)는 12일 이 같은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해고노동자 전원 복직이라는 사회적 합의는 지켜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10일부터 11일까지 스마트폰을 통해 무기명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앞서 쌍용차와 쌍용차노조(기업노조)는 지난달 24일 복직을 대기하고 있던 노동자 46명이 이달 1일부터 유급휴직에 들어가는 내용으로 노사합의를 했다. 기업노조는 해고자들이 소속된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와는 다른 노조다.
이 합의에 따라 이달부터 복직할 예정이던 해고자들은 출근하는 대신 급여와 상여의 70%를 받는 유급휴직 상태가 된다.
이들은 "11년 만에 공장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던 해고자들은 갑작스런 무기한 휴직 통보에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며 "쌍용차 범대위는 이 46명 중 36명을 대상으로 지난 1년 동안의 신체·정신적 건강상태와 휴직을 통보받은 이후 2주 동안의 건강상태를 살펴봤다"고 설명했다.
쌍용차 범대위 등이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우울 또는 불안장애를 겪었다는 응답은 전체의 69.4%였다. 또 이 기간 동안 2주 이상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슬프거나 불행하다고 느꼈다는 응답은 61.1%였다.
금속노조와 쌍용차 범대위는 이처럼 고용되지 않은 상태에 놓인다는 것이 해고자들에게 큰 고통이라고 강조하면서, 휴직 통보는 이들에게 고통을 가중시켰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무기한 휴직을 통보받은 지난 2주 동안 충분한 수면을 취한 날이 하루도 없다는 응답이 36.1%였고, 하루에서 이틀밖에 되지 않는다는 응답도 50%로 응답자의 86.1%가 불면증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본인의 현재 삶이 불안정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91.7%로 조사됐다"고 지적했다.
또 "2020년 1월 복직을 위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뒀다는 응답은 70.6%, 공장 동료들을 만나서 복직 준비를 했다는 응답은 32.4%였다"며 "휴직 통보를 받았을 때 '전혀 예상을 하지 못했고 매우 큰 충격을 받았다'는 응답은 76.5%, '예상하지 못했고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는 응답은 20.6%로 응답자의 97.1%가 이 같은 결정에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설문조사 응답자들은 88.2%가 회사의 휴직 방침에 따르지 않고 합의 이행을 촉구하며 출근 투쟁을 벌이겠다고 답했다. 금속노조와 쌍용차 범대위는 이들이 주관식 응답으로도 '아내가 나보다 더 충격을 받은 것 같다' '해고통지서를 받았을 때보다 더 충격이다' '가족들 모두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정하다' 등 회사의 휴직 결정 방침을 원망하는 내용을 적어냈다며 "합의 파기에 대한 충격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쌍용차를 향해서는 '복직하면 이전에 안 좋았던 일들은 모두 잊고 입사 때의 자부심으로 그동안 배운 기술을 총동원해 회사 발전을 위해 일하고 싶다'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서는 회사의 브랜드 이미지도 크게 작용할 것' '복직을 1주일 남겨놓은 시점에서 기약 없는 무기한 휴직에 눈물도 말랐다'는 메시지를 전한 해고자들도 있었다.
쌍용차 범대위 등은 "국민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하고, 사회적 합의를 파기하는 기업은 용서받을 수 없다"며 "설 연휴가 다가오고 있는 지금 이들이 11년 만에 복직했다는 기쁜 소식을 들고 고향을 방문해야 한다"고 휴직 방침 철회를 재차 촉구했다.
쌍용차와 기업노조,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와 지난 2018년 9월21일 노노사정 합의를 통해 119명의 해고노동자 전원 복직에 합의했다.
노노사정 합의에는 △2018년 말까지 해고자의 60% 채용 △나머지 해고자는 2019년 말까지 단계적 채용 △경사노위가 해고자 복직으로 인한 회사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원방안 마련이 포함됐다.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은 지난 2009년 쌍용차 구조조정 이후 지난해 합의까지 9년간 복직 투쟁을 벌여왔다. 이 과정에서 해고자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며 30명이 사망했다.
kaysa@news1.kr
2020-01-12 07:00:0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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