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109명 나온 구로 콜센터와 500여m
"불안감에 지하철, 버스 대신 자가용으로 출퇴근"
대중교통 내 ‘손’ 닿을 곳은 모두 방역 소독 중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다수 발생한 서울 구로구 신림동 콜센터 주변 대중교통 이용률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확진자들 중 상당수가 지하철이나 버스를 이용해 출퇴근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중교통 포비아’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방역 당국은 대중교통 안에서 환자를 마주치는 정도로 우한 코로나가 확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다만 손잡이 등에 남은 바이러스를 통해 감염될 가능성이 있어 지하철과 버스 등 방역 소독을 강화하고 있다.
◇구로역 승차인원 61.1%… 인근 버스 정류장도 62.7%
13일 한국철도공사에 따르면 전날(12일) 수도권 지하철1호선 구로역는 승하차인원은 2만6158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월 하루 평균 구로역의 승하차인원 수(4만2822명)의 61.1% 수준이다. 인근 구로구 콜센터에서 우한 코로나 환자가 무더기로 나온 영향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구로 콜센터 집단 감염으로 인한 확진자 수는 109명이다. 첫 확진자가 나왔던 콜센터 11층 내 직원들은 검사를 마쳤지만, 다른 층에서 일하던 직원들은 아직 검사가 진행 중이다. 11층이 아닌 곳에서도 확진자가 2명 나와 방역당국은 감염자가 더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구로구 콜센터 인근 신도림동 버스정류장과 구로역 버스정류장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사흘간 이들 버스정류장 하루 평균 승하차인원은 595명으로 우한 코로나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지난해 12월(950명)보다 약 37.3%(355명) 감소했다.
신도림동·구로역 버스정류장은 콜센터가 위치한 코리아빌딩에서 도보 1분 거리에 있다. 서울시 구로구와 종로구·도봉구를 오가는 버스 160번, 600번 등 14개 노선의 버스가 이들 정류장을 경유한다.
평소 대중교통을 이용했던 구로역 인근 주민들은 불안감 탓에 피하게 됐다고 했다. 신도림동에서 경기 부천시로 출퇴근을 하는 이모(46)씨는 "평소에는 일주일에 차를 끌고 다니는 날이 많아야 이틀이었는데 요새는 매일 운전을 한다"며 "콜센터 건물 바로 옆에 살기도 하고 확진자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불안한 게 사실이다"라고 했다.
보건 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면서도 대중교통 내 우한 코로나 감염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날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정례 브리핑에서 "출퇴근 길에 환자를 마주쳐서 감염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상당히 낮게 본다"며 "(이용자들이) 과도하게 불안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중교통 내 전반적인 위생수준을 높이는 조치를 검토하겠다"며 "(전염 방식은) 손을 통한 접촉이 가장 많기 때문에 손 접촉면에 대한 소독과 환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철도공사는 구로 콜센터와 가까운 구로역과 신도림역의 역사 전체 방역 횟수를 하루 1회에서 2회로 늘렸다. 전동차가 차량기지에 들어올 때만 진행했던 소독도 수시 진행으로 바꿨다. 신도림역 2호선을 관리하는 서울교통공사 역시 엘리베이터 손잡이, 교통카드 충전기 등 소독을 하루 2회에서 4회로 늘렸다. 구로구 보건소도 별도로 방역 소독을 진행하고 있다.
버스회사들 역시 자체적인 방역 강화에 나섰다. 구로역 출퇴근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한 경기도버스 회사 관계자는 "버스 손잡이, 좌석, 시트부터 ‘봉’까지 버스 이용자들의 손이 닿을만한 곳은 모두 소독하고 있다"며 "청소인원을 더 확보해 더 철저히 방역할 계획"이라고 했다.
2020-03-13 07:09:34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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