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 LF에 이어 삼성물산 패션부문도 아웃도어 사업을 접는다. 2014년 7조원으로 정점을 찍은 국내 아웃도어 시장이 지난해 3조원 밑으로 급락하면서 더 이상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제 패션 대기업 중 아웃도어 사업을 전개하는 곳은 코오롱FnC 뿐이다. 코오롱스포츠 마저도 3000억원대 밑으로 매출이 줄어들면서 영원아웃도어와 비와이엔블랙야크, 네파, K2코리아, F&F 등 5개사만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직격탄' 삼성물산 패션..."안 되는 사업 접고 온라인 집중"
14일 삼성물산 패션부문에 따르면 이 회사의 스포츠사업부는 '빈폴스포츠' 브랜드를 내년 2월까지만 전개한다. '빈폴악세서리'는 500여개 오프라인 매장을 철수하고 올 하반기부터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개편한다.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2020.06.12 hrgu90@newspim.com |
전국 빈폴스포츠 오프라인 매장 107개는 순차적으로 정리할 계획이다. 빈폴스포츠 매장은 백화점 입점 매장 56개, 대리점 등 가두점 51개로 모두 가맹점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대리점주분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 나갈 예정"이라며 "협력사들의 피해도 최소화될 수 있도록 방안을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2012년 론칭한 빈폴스포츠(구 빈폴아웃도어)는 삼성물산의 핵심 아웃도어 브랜드다. 매출 규모는 지난해 기준 1000억원대로 추정된다. 삼성물산은 이번 브랜드 철수로 아웃도어 사업을 대폭 축소한 셈이다. 남은 아웃도어 브랜드는 '빈폴골프'와 '브룩스러닝' 2개뿐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빈폴 브랜드 일부를 정리하는 것은 코로나19와 무관하지 않다. 지난 1분기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매출은 35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9% 감소했다. 영업손실 310억원으로 사실상 1개 분기만에 지난해 영업이익(323억원)을 잃었다.
이번 사업 정리로 삼성물산은 '선택과 집중'이 가능하게 됐다. 시장성이 어두운 아웃도어 사업을 접고 온라인 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이번 사업 개편은 앞으로 주력으로 밀 온라인 사업에 속도를 내고 집중하기 위한 일환"이라며 "성장성 높은 브랜드에 자원을 집중하게 되면서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2020.06.12 hrgu90@newspim.com |
◆대기업의 이유 있는 철수...F&F 제외 아웃도어 브랜드 모두 실적 감소
패션 대기업의 아웃도어 브랜드 철수는 LF가 먼저 시작했다. LF는 2005년에 들여온 프랑스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 사업을 접고 오프라인 매장 81개를 올해까지 정리한다. LF 역시 '선택과 집중'을 위해 사업 정리를 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대기업들이 야심차게 시작한 아웃도어 사업을 접는 데는 지속된 시장 규모 축소와 관련이 있다. 삼성패션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아웃도어 시장 매출은 2014년 7조1600억원으로 정점을 찍고 2018년 2조5524억원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역시 온화한 겨울 날씨 탓에 매출이 더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2013년을 시작으로 국내서 '붐'이었던 아웃도어 수요는 왜 쪼그라들었을까. 브랜드 난립으로 인한 시장 경쟁 확대와 계절성에 취약한 사업 특성 탓이다.
패션 업계 관계자는 "2012년 이후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국내에 우후죽순 들어오며 디자인, 기능성 경쟁이 치열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장성에 기대어 발주를 많이 했다가 온화한 겨울이 오면서 재고가 확 늘기도 했다"며 "쌓인 재고를 업체들이 상시 할인하면서 아웃도어를 제 값주고 안 산다는 인식이 퍼졌다"고 설명했다.
트랜드에 취약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겨울엔 '뽀글이 외투'가 시장을 강타하면서 아웃도어 브랜드 중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F&F)만 매출이 7.7% 늘었다. 최근에는 애슬레저 의류가 인기를 끌며 '안다르', '젝시믹스' 등 전문 업체에 수요가 쏠리고 있기도 하다.
한편 디스커버리를 제외한 아웃도어 전문 브랜드들의 매출은 지난해 모두 줄어들었다. 매출 규모 순으로 '노스페이스'(영원아웃도어)는 2018년 대비 -11.7%, '블랙야크'(비와이엔블랙야크) -13.3%, '네파' -12.1%, 'K2'(K2코리아) -12.4% 등 모두 감소했다.
패션 대기업 중에서는 코오롱FnC만 '코오롱스포츠'를 전개하고 있으나 매출 상위 5개사에서 밀려났다. 업계에 따르면 한 때 5000억원대였던 코오롱스포츠 매출은 지난해 2700억원으로 급감한 것으로 추정된다.
hrgu90@newspim.com
June 14, 2020 at 05:35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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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그라든 아웃도어 시장...대기업 철수 도미노 - 뉴스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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