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시장=미국 경제' 공식의 함정?…트럼프 '신기루 경제'에 美 회의론 -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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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8.26 13:18

트럼프 행정부가 주장하는 미국 경제회복의 핵심은 '증시'와 '일자리'다. 저금리와 주가 상승세가 나타나고, 최근 3개월 90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살아났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코로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손실을 외면한 채 단기적 수치만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식 시장이 미국 경제 전반을 반영하기에는 대표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8월 24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첫날 행사에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 "마이너스 총손실 외면하는 게 트럼프식 계산법?"

미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코로나 대유행이 시작된 올해 3~4월 당시 미국에서 2220여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미 전역에 봉쇄령이 내려지면서 대부분 공장과 사업장 등이 문을 닫고, 기업들이 대규모 인력을 감축한 결과다. CNN은 "10년 가까이 지속된 고용시장 성장을 완전히 지워버린,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고 했다.

이후 5~7월 사이에 약 900만개의 일자리가 생겼다. 감염병 확산세가 다소 잦아들고 셧다운(shut down) 조치가 풀리자, 일부 노동자가 직장으로 돌아간 것이다.

다만 기업들이 당초 감축했던 인력을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지는 않았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에 대비한 재정 긴축 운용으로 기존 인원에 대해서도 무급 휴직을 시행 중이다. 실직자가 된 사람의 절반 이상은 여전히 복직을 하지 못한 상태라는 의미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 시각) 공화당 대선 후보로 공식 확정된 후 수락연설에서 "900만명 이상이 일자리를 되찾았고 나스닥 지수가 16번 최고 기록을 깨는 등 '슈퍼 브이(V)자 회복'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CNN은 "두 달 간 2220만달러를 잃은 뒤 3개월 동안 930만달러를 되찾았다면 약 1300만달러의 순손실을 낸 것인데, 트럼프는 손실을 무시하고 단순 기록과 반등만 내세우고 있다"며 "전형적인 데이터 왜곡"이라고 했다.

◇ '주식시장=미국 경제' 공식의 함정

재계에선 고용시장 등 미국 경제가 올해 2월 수준을 회복하려면 적어도 2022년은 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증시 기록을 근거로 이미 경기 회복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주식 시장이 곧 미국 경제 전반을 반영한다는 논리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가정의 절반 이상은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CNN은 "소수의 부유층이 주식 시장의 대부분의 부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절반 이상의 국민과 괴리된 시각으로 주식 시장을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식 시장은 경제가 아니다"라며 "트럼프는 '신기루'에 베팅하고 있다"고 했다.

NYT는 25일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트럼프 지지자 대다수가 이번 정권에서 주가가 반등한 것을 근거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면서 "문제는 미국인 중 주식을 갖고 있는 사람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미 공화당 전략가 겸 여론조사 전문가인 데이비드 윈튼은 이날 NYT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 지지율이 여전히 10%p 이상 바이든을 앞서는 것은 앞서 2000만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었음에도 최근 3개월 간 일자리가 추가된 반등세가 강조된 측면이 있다"며 "트럼프 지지자는 민주당 또는 무소속 지지층에 비해 코로나 여파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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