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게임 판호 막힌 사이 中 시장 토종 비중 69➝86%... '불공정 무역' -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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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9.07 11:19 | 수정 2020.09.07 11:57

중국, 한국산 게임 판호 발급 제한으로 만리장성 높이고
對한국 수출은 늘려… 美⋅日이어 한국 中의 3대 수출국

올 상반기 중국 게임 시장의 내수 비중이 86%를 기록했다. 중국 자체 개발 게임 비중은 상반기 기준으로 2017년 69.5%, 2018년 76%, 2019년 80.8%로 크게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국 게임의 중국 판호(版號·유통허가증) 발급이 2017년 이후 중단돼 대(對) 중국 수출이 줄어든 여파다. 반면 중국 게임은 한국 진출을 가속하고 있어 ‘불공정 무역’이라는 지적이 이어진다.

7일 중국국제엔터테인먼트산업대회(CDEC)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 게임 시장 규모는 1394억9300위안(약 24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3% 늘어난 수치다. 이 기간 중국산 게임 매출은 1201억4000만위안(약 20조8600억원)으로 30.4% 늘었다. 전체 게임 시장 매출 중 중국산 비중이 86.1%로 전년 동기 대비 5.3%포인트 올랐다.

중국 정부가 상대적으로 외국산에 대한 게임 판호 발급을 더 줄인 영향이 크다는 지적이다. 중국산업정보망(中國產業信息網)에 따르면 2017년 9368건에 달했던 총 게임 판호는 올 상반기 609건에 불과했다. 이 기간 외산 게임에 내주는 외자 판호는 467건에서 27건으로 크게 줄었다. 중국은 최근 애플 앱스토어에서 판호 미발급을 이유로 2만9800개 앱을 삭제하기도 했다. 이 중 90%가량은 게임이다.

중국은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한국 게임에 단 하나의 판호도 내주지 않고 있다. 지난 8월 중국 텐센트를 통해 선보일 예정이었던 넥슨 ‘던전앤파이터 모바일’도 예정일 하루 전 급작스레 출시가 연기됐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중국 내 사전예약 6000만을 넘긴 기대작이다.

넥슨과 텐센트는 미성년자 게임 의존 방지 시스템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지만, 업계 일각에선 한국 게임이란 이유로 견제를 받은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과 중국 최대 게임사인 넥슨과 텐센트가 기초적인 실수로 대작 게임 출시 일정을 연기했을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다. 넥슨과 텐센트는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출시 일정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한국 게임의 중국 출시가 막힌 와중, 중국산 게임은 제한 없이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중국 시청각디지털출판협회가 발간한 ‘2019 게임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게임업계는 한국에서 매출 16억5737만달러(약 2조원)를 올렸다. 중국 게임 수출의 9.9%에 달했다. 한국은 미국 일본에 이어 중국 게임업계의 3대 수출국이다.

한국 통계에서도 대 중국 게임 수출·수입의 불균형이 드러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18년 한국 게임의 중화권(중국·대만·홍콩) 수출액은 29억8153만달러로 2017년보다 12.7% 줄었다.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후 첫 감소다. 이 기간 중화권 수입액은 6758만달러에서 7285만달러로 7.8% 늘었다.

콘진원은 보고서에서 "판호 문제는 지금까지도 원활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아, 세계 최대 성장잠재력을 가졌다고 평가받는 중국 게임시장 진출에 큰 난맥이 되고 있다"며 "판호 문제가 쉽사리 해결될 조짐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향후 2~3년간 수출입 측면에 존재하는 명백한 불안요소"라고 분석했다.

게임업계는 올해 안으로 예정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방한에서 판호 문제가 논의되길 바라고 있다. 한국 정부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지는대로 시 주석 방한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연초 취임식에서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해제에 게임이 포함되지 않는다면 판호 발급에 기약이 없다"며 외교부가 행동에 나서길 강력하게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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