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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온라인쇼핑몰, 앙숙에서 동반자로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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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숙서 동반자로 거듭난 재래시장-온라인 쇼핑몰
네이버 ‘동네시장 장보기’ 코너
재래시장 ‘매출 효자’ 구실 톡톡
코로나19로 끊긴 발길 대신해줘
온-오프라인 상생 발전의 사례로

3년 전 ‘프로젝트 꽃’ 출범이 계기
지난해 1월 서울 암사시장서 시작
5달뒤 입소문 퍼지며 이용자 급증
지금은 49곳으로…주문 12배 껑충

서울 강동구 암사동 암사종합시장. 네이버 온라인쇼핑몰 동네시장 장보기 난에 가장 먼저 이름을 올린 재래시장이다.
서울 강동구 암사동 암사종합시장. 네이버 온라인쇼핑몰 동네시장 장보기 난에 가장 먼저 이름을 올린 재래시장이다.
지난달 19일 서울 강동구 암사동 암사종합시장. 오후 1시를 기점으로 반찬·족발·떡 같은 먹거리와 식재료를 파는 상점들이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평일 오후 1시는 네이버 온라인쇼핑몰의 ‘동네시장 장보기’ 난을 통해 주문받은 물량이 각 재래시장의 상인들에게 전달되는 시간이다. 네이버 동네시장 장보기 난 운영을 맡고 있는 우리동네커머스의 임재현 시장운영팀 매니저는 “오후 1시부터 3시까지는 주문받은 물량을 만들어 포장해 보내느라 상인들이 무척 바쁜 시간이다. 좋은 소리 못 들을 테니 말을 걸지도 말라”고 주의를 줬다. 엄마·언니와 함께 암사종합시장에서 반찬가게 ‘순수한 찬’을 운영하는 김영주씨는 이날 20명에게서 온라인 주문을 받았다. 김치 한 가지를 소량 주문한 것부터 계란말이와 장조림 등 5~6인용 집밥 한 상을 차려낼 수 있을 정도의 종류와 양까지 주문 내역이 다양했다. 엄마·언니를 재촉해 주문받은 반찬들을 새로 만들고 꼼꼼하게 포장해 시장 한 쪽에 마련된 공동배송센터에 가져다 놓고서야 한숨을 돌렸다. 김씨는 ‘한겨레’와 만나 “온라인을 통해서지만 재래시장의 인심과 장점이 고스란히 느껴질 수 있게 하기 위해 노력한다. 내가 소비자라면 이렇게 받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반찬을 만들고 포장해 보낸다. 맛을 유지하기 위해 대부분 주문 내용을 넘겨받는 즉시 조리하고, 배달 과정에서 거칠게 다뤄져도 문제가 없도록 정성 들여 포장한다. 양도 정량보다 많이 넣는다”고 말했다.
네이버 온라인쇼핑몰 동네시장 장보기 화면 갈무리.
네이버 온라인쇼핑몰 동네시장 장보기 화면 갈무리.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 전까지만 해도 재래시장 상인들은 온라인쇼핑몰을 경쟁 상대로 보는 인식이 강했다. 온라인쇼핑몰이 재래시장 손님들을 빼앗아간다고 봤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재래시장 상인들은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한 비대면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시장을 찾는 손님이 줄면서 떨어진 매출을 온라인 주문으로 보충하고, 네이버 등 온라인쇼핑몰 운영자는 재래시장의 맛집과 추억 덕에 이용자와 매출이 느는 선순환이 일어나고 있다. 이날 암사종합시장에서는 34개 상점이 네이버쇼핑몰의 동네시장 장보기 난을 통해 온라인 주문을 받았다. 매출 비중으로 치면 평균 20%에 달했다. 순수한 찬의 김영주씨는 “요즘은 하루 매출 가운데 온라인 주문 비중이 평균 20%에 이르고, 24%까지 높아지기도 한다. 시장에 나올 상황이 못돼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분들의 사정을 살펴 1인 내지 2~3인이나 4~5인이 집밥 한 상을 차려 먹을 수 있는 반찬 패키지 상품을 기획해 내놓고 있는데,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재래시장과 네이버 온라인쇼핑의 만남은,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2017년 내놓은 야심작 ‘프로젝트 꽃’에서 출발했다. 소상공인·창작자들과 상생을 통해 성장하겠다는 게 핵심인데, 이후 재래시장 상인들까지로 대상이 넓어졌다. 시장에 직접 나가지 않고도 숨은 손맛과 싸고 신선한 식재료를 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성숙 대표는 “네이버는 프로젝트 꽃을 통해 소상공인 중심의 생태계와 함께 성장하는 가치를 실현해 왔고, 동네시장 장보기도 그 연장선에 있다. 재래시장의 디지털 전환과 지역상권 활성화를 촉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에서 동네시장 장보기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쇼핑’ ‘장보기’ ‘동네시장 장보기’ 메뉴를 차례로 찾아간 뒤 이용하고 싶은 재래시장을 선택하면 된다. 지난해 1월 암사종합시장이 가장 먼저 이름을 올렸다. 임재현 매니저는 “시장 규모가 크고, 상인들이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처음 몇 달은 주문량이 상점별로 하루 한두건에 그쳤다. 하지만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용 후기가 올려지고 입소문을 타면서 주문량이 늘기 시작했다. 임 매니저는 “5개월 정도 지났을 때쯤 한 이용자가 맘카페에 재래시장 온라인 이용 후기를 남겼는데, 이게 입소문을 통해 퍼지면서 이용자와 주문량이 폭증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암사종합시장 공동배송센터 내부. 한 상인이 동네시장 장보기 난을 통해 주문받은 반찬 등을 포장해 가져다 놓고 있다.
암사종합시장 공동배송센터 내부. 한 상인이 동네시장 장보기 난을 통해 주문받은 반찬 등을 포장해 가져다 놓고 있다.
온라인 주문량이 늘면서 먹거리와 식재료 가게를 중심으로 시장 상인들의 참여 신청도 급증했다. 올 5월 뒤늦게 동네시장 장보기를 통해 온라인 주문을 받기 시작한 김영주씨는 “손님들이 ‘코로나19에 걸릴까 봐 시장 오기도 겁나는데, 여기는 왜 온라인 주문을 안받느냐’고 투덜대기 시작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온라인 매출이 하루가 다르게 껑충껑충 뛰었다”고 밝혔다. 지금은 김씨 반찬가게가 암사종합시장에서 온라인 주문을 가장 많이 받는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재래시장 상인들의 네이버 온라인쇼핑몰 동네시장 장보기 난을 통한 온라인 주문 판매는 두가지 방식으로 이뤄진다. 근처(서울은 같은 구 지역)에서 주문한 것은 바로 배송된다. 포장해 공동배송센터에 가져다 놓는 즉시 택배기사가 와 가져간다. 임 매니저는 “늦어도 2시간 내 배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멀리(서울의 경우 다른 구)서 주문한 것은 오후 1시에 상인들에게 넘겨지며, 3시30분 공동배송센터를 통해 일괄적으로 보내진다. 배달료는 재래시장 단위로(여러 상점을 합쳐) 주문액이 5만원어치를 을 밑돌 때는 5천원이고, 그 이상이면 면제해준다. 결제는 네이버페이 같은 간편결제 서비스뿐만 아니라 신용카드로도 할 수 있다. 우리동네커머스는 상품 조리와 포장을 제외한 온라인 주문·결제와 배달을 대행하는 대가로 매출의 10~15%를 수수료로 가져간다. 지난달 기준 네이버쇼핑몰 동네시장 장보기 서비스에 이름을 올린 재래시장은 전국적으로 49곳에 이른다. 임재현 매니저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우리가 재래시장 상인회를 찾아가 참여를 요청하고 설득했는데, 요즘은 전국의 재래시장 상인들이 참여 신청을 해온다”고 말했다. 온라인 주문량도 폭증하고 있다. 네이버는 “올 2분기 주문량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2.5배에 이른다”며 “지방의 재래시장 상인회와 청년 상인들은 물론이고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문의도 늘고 있다”고 밝혔다. 글·사진 김재섭 선임기자 겸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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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02, 2020 at 07:02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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