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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명' 논란 속 김기현 측근 수사, 청와대 첩보로만 이뤄졌을까? - 한겨레

'하명' 논란 속 김기현 측근 수사, 청와대 첩보로만 이뤄졌을까? - 한겨레

청와대 첩보와 무관하게 이뤄진 수사
처이종사촌 건설업체에 대가성 취업
경찰수사 뒤 검찰 기소…재판받는 중
동생 수사도 검경 내사 뒤 고발로 착수
김기현 전 울산시장. 한겨레 자료사진
김기현 전 울산시장. 한겨레 자료사진
김기현 전 울산시장 비서실장과 동생에 대한 수사가 지난 3월과 4월 검찰의 불기소처분으로 마무리된 뒤 이들 수사가 청와대 첩보에 따라 지난해 지방선거 개입을 위한 ‘하명수사’라는 논란이 일고 있지만, 김 전 시장 측근 수사 가운데 청와대와 무관하게 검찰이 기소한 사건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 전 시장의 국회의원 시절 정치자금 관련 수사로 여기에는 김 전 시장의 처이종사촌과 5급 비서관이 연관돼 있다. 여기에 김 전 시장 동생의 아파트 사업권 관련 압력 의혹 수사는 청와대 첩보만이 아닌 검경의 내사와 함께 경찰 고발에 의해 수사가 시작됐다는 점에서 김 전 시장 측근 관련 모든 수사가 청와대 하명으로 이뤄진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5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울산경찰청은 2017년 10월부터 알선수재와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김 전 시장의 처이종사촌 김아무개씨와 전 건설업체 대표 이아무개씨 등에 대한 수사에 들어갔다. 경찰은 김씨가 2014년 김 전 시장이 새누리당 국회의원이던 때 건설업체 대표 이아무개씨를 만나 김 전 시장의 힘을 등에 업고 건설현장의 민원 해결 등 사업에 협조해 주는 대가로 그 업체의 직원이 돼 월급으로 다달이 몇백만원씩 받은 혐의를 찾아냈다. 또 건설업체 대표 이씨가 김씨를 통해 민원을 해결하는 대가로 회사 직원과 가족 등 명의로 이른바 ‘쪼개기 방식’으로 김 전 시장 후원계좌로 몇천만원의 정치후원금을 제공한 혐의도 드러났다. 여기에는 김 전 시장의 5급 비서관 김아무개씨가 당시 관련 책임자도 아니면서 정치후원금 회계업무를 맡은 혐의도 받았다. 경찰은 알선수재와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김 전 시장의 처이종사촌 김씨에 대해 지난해 2월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뒤 5월에 부산 해운대 친척집에 잠적해 있던 그를 체포해 구속했다. 김씨는 이후 검찰에 의해 기소돼 1심에서 알선수재죄로 징역 10월을 선고받고 지난 3월 만기출소했으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불구속 상태로 아직 재판을 받고 있다. 정치자금법 위반과 관련해선 김씨와 함께 비서관 김씨, 건설업체 대표 이씨, 이른바 쪼개기 후원자 3명 등 모두 6명이 지난 2월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경찰은 “이 사건은 청와대 첩보와는 무관한 건설업체 대표 이씨의 진정에 의한 인지사건”이라고 밝혔다.
울산지방경찰청사. 한겨레 자료사진
울산지방경찰청사. 한겨레 자료사진
이 사건과 관련해 김기현 전 시장은 당시 “이씨가 공사대금 관련해 도급회사에 압력을 넣어 달라는 청탁을 전해온 적은 있지만 거절했다. 국회의원 시절 그가 후원금을 냈다는 것은 뒤에 알았는데 적법하게 후원회 계좌로 송금받았다. 위법 사실이 있다면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밝혀 자신은 무관하다고 해명한 바 있다. 울산경찰청의 김 전 시장 측근 수사는 이 사건과 함께 김 전 시장 동생의 변호사법 위반, 비서실장의 직권남용 등 세 갈래로 진행됐다. 이 정치자금법 위반을 빼고 검찰이 불기소 처분한 나머지 두 사건이 모두 청와대 첩보에 따른 수사였지만 이 가운데 동생 관련 사건은 첩보를 받기 이전부터 경찰은 물론 검찰까지 각각 내사해왔고 2018년 1월 건설업자의 고발로 인해 수사가 시작됐다. 청와대의 단순 첩보로 수사가 시작됐다고 보기엔 석연치 않은 점이 많다는 얘기다. 다만 김 전 시장의 동생 사건과 관련해 수사팀의 업무협조를 맡았던 성아무개 경위가 2015년 3월 김 전 시장 비서실장의 형을 찾아가 압력을 행사하고 진정인인 건설업자 김아무개씨에게 ‘535차례 통화’ 하는 등 수사 관련 기밀 등을 누설한 혐의로 지난 4월 검찰에 의해 구속기소됐다가 9월에 보석으로 풀려난 뒤 재판을 받고 있는 점은 경찰에게는 아픈 대목이다. 이 때문에 울산경찰청의 김 전 시장 측근 수사팀이 김 전 시장과 자유한국당 쪽으로부터 ‘비리경찰관’ 공격을 받는 요인이 됐다. 그러나 울산경찰청은 지난해 3월 김 전 시장 비서실장의 형이 성 경위를 상대로 검찰에 고소하며 문제가 불거지자 즉시 성 경위를 실질적인 수사팀 업무에서 배제했다. 성 경위는 2017년 10월 황운하 당시 울산경찰청장(현 대전경찰청장) 김 전 시장 측근수사를 전담하는 지능범죄수사대 대장 등 수사팀을 교체·보강할 때 사건을 잘 안다는 것 때문에 수사팀에 합류했다가 다섯달만에 관련 수사에서 손을 떼게 된것이다. 울산경찰청은 또 지난해 4월 초 김 시장 측근 수사와 관련해 자유한국당의 공정성 시비를 차단하기 위해 경찰청 범죄수사규칙상의 ‘회피’ 제도를 준용해 황운하 청장의 수사지휘를 배제하고, 수사지휘를 1부장에게 맡기기도 했다. 울산경찰청 관계자는 “지난해 김 전 시장 측근 수사는 2017년 8월 황운하 청장 부임 이후 토착비리와 부정부패 척결 차원에서 이뤄져온 것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개입이나 공정성 논란 등을 피하기 위해 나름대로는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말했다.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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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05 04:55:55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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