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저희 상담사들은 엘리베이터에서 하루 8시간 이상 일하는 것과 같다고 봐야죠.”
콜센터 상담사로 일하는 A씨의 회사는 구로 콜센터 사태가 터진 뒤에야 ‘마스크를 끼고 업무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그러나 정작 마스크 제공은 없었다. 지난 12일 A씨의 회사에 박원순 서울시장이 실태조사를 위해 직접 방문하기까지 했지만, A씨는 “콜센터에서 한 자리씩 건너 앉으라는 지침은 여전히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서울 구로구 코리아빌딩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의 발단이 된 콜센터 상담사들의 근무 실태가 실제로 코로나 감염에 취약하다는 것이 드러났다. 직장갑질119는 지난 11~12일 콜센터에서 근무하는 상담사 1565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관련 설문조사를 시행했다고 13일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콜센터 상담사가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한 적절한 조치가 없다고 답했다.
조사 결과 대다수 상담사들은 회사가 키보드 소독용 알콜솜을 지급하지 않고(85.5%), 마스크를 지급하지 않는(56.9%) 등 적절한 코로나 예방조치를 하고 있지 않다고 응답했다. 공공기관조차 마스크를 지급하고 있지 않는다는 응답이 55.7%(556명)에 달했다. 콜센터가 코로나19 전염에 취약한 이유로는 비좁은 업무공간(97.8%)이 가장 많이 지목됐다.
상담을 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상담사도 전체 조사대상자 중 540명(34.5%)에 불과했다. 723명(70.5%)는 마스크를 쓰면 고객 클레임이 들어오기 때문에, 467명(45.6%)은 답답하고 불편해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마스크가 없어서 착용하지 못하는 사람도 267명(26%)나 됐다.
조사에 따르면 콜센터 상담사를 보호하는 주체가 명확하지 않은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직장갑질119는 “많은 콜센터들은 대기업 등 원청에서 도급을 주는 형태로 운영된다”고 설명했다. 상담사의 47.9%(750명)이 상담사를 보호하기 위해 원청회사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응답했고, 31.9%(499명)도 정부(지방자치단체)라 응답했다.
직장갑질119는 “콜센터 상담사들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가장 필요한 조치로 휴가 보장, 교대 근무를 가장 많이 꼽았다”며 “추가공간을 확보하고, 유급휴가와 재택근무 등을 통해 안전거리를 확보할 것, 휴게시간을 확보하고 휴가 사용을 보장할 것” 등 코로나19 집단감염 예방을 위한 콜센터 상담사 10대 요구를 주장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
2020-03-13 07:32:0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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